올해 IFSCC R&D 키워드 ‘노화·엑소좀·NAD⁺’
지홍근 H&A파마켐 CTO 분석 … 한국화장품미용학회 추계학술대회 개최조선영 회장[더케이뷰티사이언스] 한국화장품미용학회(회장 조선영·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가 지난 11월 29일(토) 오후 서울 강북구 미아동 성신여자대학교 미아운정그린캠퍼스 C동 311호에서 제30회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K-뷰티 글로벌 혁신과 미래전략’을 핵심 주제로 특별강연과 논문 발표 세션으로 진행됐다.조선영 회장은 “K-뷰티는 과학 기반 융합기술부터 감성·문화·지속가능성까지 아우르는 미래지향적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면서 “한국화장품미용학회는 지속가능한 학술 플랫폼 구축에 힘쓰겠다”고 밝혔다.지홍근 H&A 파마켐 CTO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는 특별 강연이 관심을 모았다. 지홍근 H&A 파마켐 CTO는 '2025 화장품연구 트렌드(IFSCC 중심으로)'를 발표하면서 “올해 IFSCC가 보여준 글로벌 연구 흐름은 K-뷰티가 앞으로 어떤 기술에 투자하고 어떤 기준으로 연구를 재편해야 하는지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지홍근 CTO는 지난 9월 프랑스 칸(Cannes)에서 열린 IFSCC 구두 발표 68건, 포스터 약 900건을 분석한 결과, 노화·미백 기전, 엑소좀, 마이크로바이옴, NAD⁺ 대사, AI 기반 분석, 지속가능성, 바이오 서펙턴트(Biosurfactant, 천연 유래 계면활성제)가 글로벌 연구를 관통하는 핵심 흐름이라고 정리했다.지홍근 CTO는 노화·미백 작용기전 연구의 심화를 가장 두드러진 흐름으로 꼽았다. 기존의 항산화·콜라겐 증가 수준을 넘어 MMP-1, p21, p53 등 노화 지표의 변화, DNA 손상 복구 과정, 염증·대사 스트레스 조절, 자외선 유도 손상 기전 등 보다 정교한 세포·분자 연구가 다수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흐름이 단순 안티에이징을 넘어 ‘롱제비티(longevity)’, 즉 피부를 전신 건강의 일부로 보는 관점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또 지홍근 CTO는 식물 유래 엑소좀, 리사이클·업사이클 기반 소재, 발효 계면활성제가 올해 학회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된 분야라고 짚었다. 블랙 올리브 추출 엑소좀 사례를 비롯해 초고속 원심분리 기반 정제 기술이 여전히 표준이지만, 대량 생산의 공정 난이도와 비용이 상용화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말했다. 토마토 껍질·씨앗에서 추출한 큐틴(cutin)으로 제조한 인터코스(intercos)의 Polyester-43은 색조 제품의 점착력과 투명 텍스처 구현을 돕는 소재로 소개됐으며, 그는 이를 “리사이클 바이오폴리머의 대표적 사례”라고 설명했다.계면활성제 분야에서는 APG에서 발전한 글리코리피드(glycolipid) 기반 바이오 서펙턴트가 특히 주목받았다. 설탕 발효로 얻는 랍노리피드·소포리피드는 세라마이드 용해성이 높아 투명 세라마이드 제형 구현에 유용한 기술로 소개됐다. 지홍근 CTO는 “세정제·클렌징 시장을 시작으로 전반적인 바이오 서펙턴트 전환이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노화 관련 신소재로는 NMN, NAD⁺ 대사 경로, NR·NR-CL 등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중국 연구진은 AI 기반 NAD⁺ 생합성 중간체 설계 사례를 발표했으며, NMN은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이미 활발히 쓰이고 있지만 “역가(力價, potency, 어떤 물질이 실제로 효과를 발휘하는 능력의 세기)가 빨리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점이 지적됐다. 그는 화장품 분야에서는 효과가 완전히 검증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나이아신아마이드 같은 기확립 성분의 활용을 병행하는 접근을 언급했다. 또한 NADES(심유성 이온성 용매) 기술은 난용성 활성물의 용해도·안정성을 높이고 제형 사용감을 개선하는 용도로 부상했다고 소개했다. 글리세린·글루코스·베타인을 조합한 수상 NADES, C8–C12 지방산과 프로판다이올을 조합한 유상 NADES 등이 구체적인 사례로 제시됐다.대체시험·제형 분야에서는 마이크로플루이딕스 기반 3D 피부모델, 피커링 에멀전, 대나무 유래 셀룰로오스 나노파이버 기반 파이버 에멀전 등이 발표됐다. 싱가포르 연구진이 개발한 피부모델은 표피·진피를 포함한 인체 유사 구조로 장기 배양이 가능해 동물대체시험 플랫폼으로 평가됐다. 한 일본 기업은 대나무 셀룰로오스 나노파이버를 자외선차단제에 적용해 유화 안정성과 필름력을 높인 결과를 공개했다. 로레알은 Mexoryl 400(MC)을 활용해 12% 비타민C 제형의 열 안정성을 크게 높인 데이터를 제시하며, 새로운 독자 자외선 필터 전략을 시사했다.지홍근 CTO는 올해 IFSCC 키워드 중 하나로 ‘바이오 해커(Biohacker)’ 개념을 언급했다. 생물학 실험·유전자 편집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는 집단을 지칭하는 이 용어가 화장품 콘셉트와 마케팅 언어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H&A파마켐이 개발 중인 POX(Polyoxazoline) 계열 폴리머를 소개하며, PG(Propylene Glycol) 사용 기피 흐름 속에서 유화력·캡슐화 성능을 갖춘 차세대 대체 소재 후보라고 밝혔다. 현재 대량생산 직전 단계에 있으며, PG 대비 독성면에서도 우수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친환경 마이크로비드 분야는 키토산·젤란검·후코이단 등 천연 다당류를 기반으로 한 생분해성 마이크로비드 사례가 소개됐다. 기존 합성 폴리머·실리카 대비 세정력과 입자 균일성이 높고 피부 자극을 낮춘 것으로 보고돼, 유럽 규제 환경을 고려할 때 적용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지홍근 CTO는 “일본이 올해 구두 발표를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과 중국의 발표 비중이 크게 늘었다”며, “K-뷰티는 원료·제형·평가기술 전반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으나, 미국 관세 변수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중동·유럽 공략 전략이 향후 2~3년의 핵심”이라고 전망했다.전언령 M.O.D 대표이어 논문 6편이 발표됐다. 전언령 메이크업오브더데이(makeup of the day, M.O.D) 대표는 20~70대 남성 870명을 분석해 자아존중감·뷰티 관심도·사회적 비교 성향이 외모관리와 소비행동을 어떻게 좌우하는지 밝혔다. 20·30대는 긍정적 자아존중감이 관리·합리적 소비로 이어지고, 40·50대는 부정적 자아존중감이 충동 소비로 연결됐다. 60·70대는 헤어·시술 관심과 하향 비교 성향이 두드러졌다. 특히 남성의 외모관리와 소비행동은 개인 심리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타인과의 비교라는 사회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령·학력·소득·혼인상태 등 인구통계 요인에 따라 행동 패턴이 크게 달라져, 남성을 하나의 소비집단으로 묶어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따라서 남성 뷰티 시장에서는 세대·소득·생활단계별로 구분된 세분화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결론이 도출됐다.정승민 스윗앤코 이사정승민 스윗앤코 이사는 20~40대 여성 810명을 분석해 AI 추천 기반 개인화 마케팅이 만족도와 재구매 의도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을 제시했다. 추천의 정확성·편의성·유용성이 높을수록 만족도가 상승했고, 이는 재구매 의도에 가장 강력한 매개 효과를 보였다. 프라이버시 우려는 추천 효과를 약화시키고, 피부 타입 적합도는 긍정적이지만 적합도가 높을수록 추가 추천 효과가 줄어드는 역효과도 확인됐다. 조사 참여자의 80% 이상이 AI 추천을 조회했고 60% 이상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며, 개인화 마케팅의 모든 하위요인이 만족·재구매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정 대표는 설명 가능한 AI, 단계적 동의, 개인정보 보호, 피부 기반 초개인화 알고리즘 등 신뢰·안정성 중심의 플랫폼 고도화가 향후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이어 △MZ세대 여성의 라이프스타일·소비가치와 외모관리 행동 △홀리바질(Ocimum tenuiflorum L.) 잎 추출물의 미백 활성 △텍스트 마이닝 기반 미용교육 연구 △뷰티 전문가 완벽주의 척도 개발 등의 연구가 소개됐다.한편, 성신여자대학교 김주덕 교수가 오는 12월 12일 오후 4시 같은 캠퍼스 중강당에서 정년퇴임식을 갖는다. 김 교수는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학·석·박사 이후 LG생활건강 화장품연구소, 경북과학대, 숙명여대 등을 거쳐 2015년부터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로 재직해왔다.그는 한국화장품미용학회 초대회장, 서울시·부산시 뷰티산업 육성위원회 위원, 식약처·산업부·환경부·복지부 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학계·산업·정책 분야에서 폭넓은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주요 매체에서 출연해 학계·산업계와의 소통에도 힘써 왔다. 저서로는 『맞춤형 화장품 조제관리사』(2020), 『화장테라피』(2013) 등이 있으며, 『화장품의 정석』은 ‘2025 세종도서’ 교양 부문에 선정됐다.
2025-12-03